왕초보를 위한 암호화폐 지갑의 이해
암호화폐 지갑이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 지갑‘은 화폐, 신용카드, 신분증 등을 넣고 휴대하는 물건입니다. 그래서 ‘ 암호화폐 지갑’이라 하면 흔히 암호화폐를 보관하는 진짜 지갑을 떠올리는데요. 엄밀히 말하면 암호화폐 지갑은 암호화폐를 보관하진 않습니다. 그럼, 암호화폐 지갑은 무엇을 보관하는 것일까요?
‘내가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는 참여자 모두가 공유하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 존재합니다. 실제 암호화폐 지갑에는 암호화폐가 들어있진 않으나, 블록체인 네트워크상에서 저 암호화폐는 '내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고, 그 기록을 인증하기 위한 키(key)를 관리하는 도구가 바로 암호화폐 지갑입니다. 이를 개인키라고 하는데요.
지갑에서 관리하는 개인키를 잃어버리면 암호화폐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내 암호화폐의 소유권을 증명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암호화폐 자산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바로 개인키를 철저하게 관리하는 것입니다.
소유권에 따른 지갑의 분류
암호화폐 지갑은 1) 소유권, 2) 인터넷 연결 유무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소유권은 암호화폐 지갑의 개인키를 의미하는데요. 암호화폐 지갑은 이 개인키를 내가 관리하느냐, 혹은 남이 관리해주느냐에 따라서도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개인키를 직접 관리하는 지갑을 비수탁형(Non-custodial) 지갑이라고 하고요. 개인키를 남이 관리해주는 것이 바로 수탁형(custodial) 지갑입니다.
우리가 암호화폐를 투자할 때 보통 거래소를 이용합니다. 이 거래소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을 보관하면서 투자할 수 있죠? 증권사에 빗대어 생각해보면 계좌라고도 볼 수 있는데요.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계좌의 형태를 수탁형 지갑이라고 합니다.
수탁형 지갑은 말 그대로 개인키, 그리고 지갑에 대한 관리를 거래소나 특정 기관이 해주기 때문에 굉장히 편리합니다. 반면 거래소가 나쁜 마음을 먹고 지갑을 탈취하거나, 혹은 서비스가 중지될 내 자산의 소유권을 뺏길 수도 있는데요. 2022년 11월에 발생한 FTX 사태가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비수탁형 지갑은 개인키를 사용자 본인이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수탁형 지갑에 비해 안전할 수 있습니다. 내 자산은 내가 직접 관리한다라는 모토인데요. 다만 개인키를 분실하거나 탈취당했을 때는 수탁형 지갑과 마찬가지로 자산을 모두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비수탁형 지갑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메타마스크(Metamask)와 같은 지갑을 예로 들 수 있죠.
인터넷 연결 유무에 따른 지갑의 분류
암호화폐 지갑은 크게 콜드 월렛과 핫 월렛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나누는 기준은 인터넷 연결 유무인데, 핫월렛은 인터넷 주소가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어 온라인 상태에서만 거래를 주고, 받을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거래 정보를 주고받다 보니 '뜨겁다'라고 표현합니다. 반면 콜드 월렛은 온라인에 연결되어 있지 않고, 오프라인 상태에 있으므로 거래가 아예 안 되어 오프라인 지갑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 콜드 월렛(Cold Wallet): 인터넷이 차단된 하드웨어 장치에 암호화폐를 보관하며, 상대적으로 보안이 뛰어난 지갑 ex) 디센트, 나노렛저 등
- 핫 월렛(Hot Wallet):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 온라인으로 빠르고 암호화폐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 지갑 ex) 메타마스크, 카이카스
핫월렛, 그리고 콜드월렛은 각각 장단점이 있습니다. 핫 월렛은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개인 키를 온라인에 연결해서 입력하기 때문에 해킹 등 보안 문제에 취약합니다.
콜드월렛은 인터넷이 차단된 하드웨어 장치에 암호화폐를 보관하고, 개인 키를 오프라인에서 처리해서 보내기 때문에 보안 측면에서 더 안전하나 실시간 거래가 불가능해 불편한 부분이 있습니다.
ID와 패스워드 역할을 하는 지갑
블록체인 세계에서는 지갑을 통해 암호화폐를 관리하거나 송금하는 것 외에 다양한 일들을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적인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회원가입을 하고, 해당 ID로 로그인하여 서비스를 이용하게 됩니다. 반면 블록체인 세계에서는 서비스를 이용할 때 회원가입을 따로 하지 않습니다. 대신 본인이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 지갑을 통해 로그인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데요.
위와 같은 서비스를 탈중앙화된 앱, 디앱(Dapp)이라고 합니다. 암호화폐 지갑을 통해 디앱에 접속하는 것이 마치 우리가 구글, 네이버, 카카오톡 계정으로 '간편 로그인'하여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과 같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암호화폐 지갑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 서비스를 이용할 때 가지고 있는 암호화폐를 활용할 수도 있는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