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상하이 업그레이드에 대하여

이더리움 스테이킹
이더리움은 스테이킹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지분증명(PoS) 블록체인입니다. 기본적으로 스테이킹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1)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구비하고, 2) 서버 및 보안 설정 후, 3) 32 ETH를 예치해야 합니다.
따라서 소프트웨어나 서버 등을 직접 셋팅하는 것이 익숙치 않으신 분들은 이더리움 스테이킹에 참여하기가 힘든데요. 이런 분들을 위해 다양한 스테이킹 방법이 존재하며, 1) 솔로 스테이킹, 2) 서비스로의 스테이킹, 3) 풀 스테이킹, 4) 거래소를 통한 스테이킹 등 아래 4가지가 있습니다.
- 개인이 노드를 직접 운영하며, 키를 직접 관리하는 등 운영은 어렵지만 탈중앙화된 방식
- 키는 자신이 관리하지만 노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 내 키를 등록하여 운영하는 방식
- 풀에 암호화폐를 전송하고 스테이킹하는 방식으로 키를 만들 필요도 없고, 하드웨어도 필요 없음
-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로, 여러 고객의 자산을 한데 모아 스테이킹하는 중앙화된 방식
낯선 용어로 인해 복잡해 보이지만 내가 직접 하느냐, 남이 해주느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습니다. 2020년 12월부터 시작된 이더리움의 스테이킹은 현재 머지 (Merge) 업데이트 이후에도 진행 중인데요. 2023년 4월 기준 이더리움 스테이킹을 통해 얻을 수 있는 APR (단리 이자율)은 4~5% 수준입니다.
블록체인 트릴레마와 이더리움 2.0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이후 블록체인 트릴레마를 가장 잘 해결하고 있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입니다. 트릴레마(Trilemma)는 3가지의 문제들이 서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드는 딜레마를 뜻합니다. 그리스어 숫자 3을 의미하는 ‘Tri’와 명제를 의미하는 단어 ‘Lemma’가 합쳐져 만들어진 단어인데요.
블록체인에서 트릴레마란 확장성(Scalability), 탈중앙화(Decentralization), 보안성(Security)의 세 가지 문제는 한번에 해결할 수 없음을 뜻합니다. 세 가지 문제 중 두 가지는 해결할 수 있어도, 모두 해결하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이죠.
- 확장성: 사용자수의 증가에 따라 거래건수가 늘어나더라도 빠르게, 더 많이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
- 탈중앙화: 시스템의 관리 주체가 특정하지 않음을 의미하고, 분산화는 연산 및 처리하는 주체가 흩어져 있음을 의미
- 보안성: 블록체인 내의 데이터의 위변조나 악의적인 공격을 할 수 없게 만드는 것을 의미
이러한 트릴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이더리움은 “이더리움 2.0 로드맵”을 제시하고 이를 실천해 가고 있습니다. 크게 머지(The Merge), 서지(The Surge), 스쿼지(The Scourge), 버지(The Verge), 퍼지(The Purge), 스플러지(The Splurge) 등 6단계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전환하는 머지(Merge)가 작년에 완료되었고, 이는 로드맵의 55% 이상을 달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2023년 4월 13일에 예정된 이더리움의 샤펠라 업그레이드는 서지(The Surge) 전에 진행되는 중간 단계의 이벤트입니다.
이더리움 샤펠라(상하이+카펠라) 업그레이드
이더리움 상하이 업그레이드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정확한 명칭은 이더리움 샤펠라 업그레이드입니다. 샤펠라는 상하이(Shanghai)와 카펠라(Capella)의 합성어로, 두 네트워크 업그레이드가 동시에 이루어지는데요. 간단하게 상하이는 합의 레이어, 카펠라는 실행 레이어를 뜻합니다.
여러가지 업데이트 내용이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바로 스테이킹한 이더리움을 출금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2020년 12월부터 시작된 이더리움 스테이킹은 예치는 가능하지만 인출은 불가능했는데요. 이번 업데이트로 기존에 락업된 이더리움을 출금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주식 투자와 비교해보면 특정 주식이 상장할 때 우리사주나 공모 주주 중 기관투자자에게 배정한 주식의 일부는 의무보유확약 대상입니다. 쉽게 말하면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내다팔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더리움 스테이킹도 마찬가지로 락업(Lock-Up)이 걸려 출금 후 매도가 불가능한 상태였던 것이죠.
2023년 4월, 현재 스테이킹된 이더리움 수량은 1천 670만개 가량입니다. 이더리움의 총 발행량은 1억 2200만 개로 현재는 15% 수준인데요. 기존에 락업된 이더리움의 물량 출금이 가능하게 되니 매도가 많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합니다. 주식 투자도 마찬가지로 락업이 풀린 물량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 파는 사람은 많아지니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인데요.
다만 업그레이드 이후에도 하루에 접수되는 인출 요청 수와 금액이 제한되어 있고, 스테이킹 물량 중 50% 이상이 손실 중인 상황이기 때문에 단기간 매도 물량이 나올 가능성이 높진 않습니다.
또 시장에서는 머지 업그레이드를 통해 스테이킹됐던 ETH을 인출하는 기능이 추가되면서 시장에 새로운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합니다. 한마디로 자산의 유동화에 따른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이다는 것이죠. 물론 유동화 시장이 커져가면서 새로운 파생상품 등의 출현으로 시장 규모는 증가할 수 있으나, 그만큼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